Aug 182014
 

한나에게

71일째,

오늘은 아침에 엄마가 GP를 만나러 가야 해서 아빠가 잠시 한나를 보고 있기로 했었어. 그런데 한나 한쪽 귀에서 진물이 나오는 것처럼 보였어. 그래서 GP 만나러 가는 김에 한나 귀도 봐달라고 할 겸해서 병원으로 엄마랑 같이 갔지. 근데 딱 잘 시간이었는데, 병원을 다녀오면서 한나의 컨디션이 깨졌나봐. 집에 돌아온 이후로 엄청 보챘다고 하더라구. 20분 자고 울고 불고, 10분 자고 울고 불고… 아빠가 퇴근해서 재우는데 역시나 5분도 안되어서 잠을 깨면서 울더라구. 포기하고 목욕을 시키고 다시 재웠어. 10분만에 깼지만, 다시 재워서 다행히 오래자고 있어. 아마도 밀린 잠을 몰아서 자는 듯해. 그나저나 한나 이마랑, 볼, 귀 근처에 붉은 좁살같은 것들이 생겼어. 태열인가 싶기도 한데, 부디 내일 아침이면 모두 사라져있길…

72일째,

다행히 어제 보였던 빨간 부분은 사라진듯 해. 그래도 오돌토돌한 것들은 그대로 이구. 너무 덥지 않게 잘 조절해줄께.

73일째,

엄마가 치루 때문에도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한나가 10분 자고 울고 보채고, 25분 자고 울고 보채고를 반복해서 더 힘들었다고 했어. 아빠가 최대한 빨리 퇴근해서 한나 잠재우기를 맡아 했어. 역시나 20분 보채고 20분 자고 20분 다시 보채고. 목욕 후에 다시 재우는데, 이번에는 마사지하고 자장가 불러주고 도닥이면서 재워봤어. 5분~10분 정도를 보채다가 잠이 들었어. 속싸개도 하고, 한나 위에 큰 베개로 올려두었어. 그거 덕분인지, 우연인지, 하여간 현재는 2시간 째 잘 자는 중이야. 낮동안 못 잤던 잠을 몰아서 자고 있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수면교육을 해야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은 분명해. 이번 주 금요일부터 주말 내내 아빠가 한나랑 부딪히면서 해봐야 할듯해. 힘들어도 잘 견뎌주길…낮동안엔 Shirley 할머니가 왔었대. 한나가 보채고 있었는데, Shirley를 보더니 방긋방긋 잘 웃어줬다네? 아무래도 낯선 사람이 오면 한나가 훨씬 기분이 좋아지는 거 같아.

74일째,

놀라운 변화였어. 한나가 어제 밤 9시 30분쯤에 자서 새벽 3시 45분에 깼어. 그 이후에는 5시에 잠들어서 8시에 깨고, 낮동안에도 3시간 반이나 잤다는 거야. 아빠가 시도한 방법 덕분일런지, 아니면 그냥 우연일지 몰라도 하여간 믿을 수 없는 갑작스런 변화에, 엄마 아빠는 기분이 너무 좋아. 기저귀를 돌돌 말아서 한나 허벅지 아래를 받쳐주고, 속싸개를 꽁꽁 싸고, 이불을 덮어주고, 자장가를 불러주면서 토닥여주는 것만으로 이런 변화를 만들었다니 정말 기적같은 일이야. 지금도 벌써 한나가 잠든지 3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어. 노력하면서 기다리는 일은 결국은 이뤄지나봐.

75일째,

한나가 방긋 웃어줄때마다 아빠는 녹고 있어. 눈사람처럼 말이야. 밤에 수유 마치고 한나를 Cot에 내려놓고 재울 준비를 하는데, 살짝 징징거리더니 아빠를 보고 방긋방긋 웃는 거야. 옹알이도 하고,  깔깔 웃어대고 해서 재우기를 잠시 포기하고 한나랑 옹알이 하면서 놀았어. 그러다가 잠을 재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다시 Cot에 내려놓고 자장가+토닥임으로 한나를 겨우 재울 수 있었어. 이제 목욕 후에 자면 5시간 정도는 자는 듯해. 우연이거나 요행이 아닌, 진짜 놀라운 변화야. 고마워.

76일째,

낮에 Forrest Hill 교회 멤버 중에 엄마랑 친하신 분이 놀러오셨어. 그래서 엄마보고, 그동안 먹고 싶어하던 집근처 샤브샤브 집에 가서 먹고 오라지 했지. 그동안은 아빠가 한나를 재우고 말이야. 낮잠 자고나서 한나를 보여드렸는데, 글쎄 한나는 아무래도 엄마 아빠 아닌 사람에게는 너무 방긋방긋 잘 웃는 거 같아. 사교성이라고 해야 할까?

77일째,

북섬에도 홍역이 퍼진다고 해서 한동안은 교회에 안 가기로 했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게 감염확률을 높이는 거니까. 낮동안엔 1시간 정도 자고 밤에는 좀 오래 자는 패턴인 거 같아. 가끔 Cot에 눕히고서도 울며 보채는 시간이 길어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한나는 잘 적응해나가는 거 같아. 목욕은 정말 좋아하구. 오후 늦게는 엄마가 뭐 살게 있어서 잠깐 쇼핑하러 나가는 바람에 한나가 자야 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었어. 그래서인지 집에 와서도 한동안 좀 보채더라구요. 나중에 사도 되는데 말이야. 이렇게 11주차도 지나가는 구나. 그래도 이번 주에 한나 찍은 사진들을 한국에 있는 가족들한테 인화해서 보낼 수 있었어. 다들 한나가 어떻게 커가나 궁금해하고 있거든. 이렇게 무럭무럭 잘 자라주는 한나를 어서 보여드려야 할텐데, 언제쯤이나 한국을 가게 될런지 모르겠어.

아빠가

Aug 042014
 

한나에게

64일째,

엄마의 문자를 보고 조금 놀랐어. 한나가 ABC송을 들으면서 논다고 하더라구. 퇴근해서 보니 딱 한나가 수유 마치고 엄마랑 놀고 있었어. 근데 정말로 ABC송을 들으면서 가끔 웃기도 하고 손발을 휘젓기도 하더라구. 울지도 않으면서 말이야. 노래 부분에서는 웃기도 하고 그랬어. 정말 신기하다. 어느새 많이 큰 한나를 보면서, 더 공부하고 더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65일째,

저녁에 아빠 직장 동료 부부(사내커플)가 방문했어. 아들이 Eli인데, 한나보다 약 1주일 먼저 태어났어. 그런데 아빠가 키가 커서인지는 몰라도 태어날 때 몸무게가 3.5KG였대. 한나하고 무려 1KG나 차이가 나는거지. 애기 키우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위로가 되고 그랬어.

66일째,

엄마의 다급한 문자를 보고 걱정이 되었어. 10분 자고 울면서 깨고, 30분 자고 울면서 깨고 그런다고 했어. 계속 자지 못하는 게 Reflux 때문인거 같아. 아빠가 퇴근 후에 재워봤는데도 비슷했어. Colic은 사라진 거 같은데 말이야. 그래서 Anti-Reflux 분유를 사와서 처음으로 먹여봤는데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어.

67일째,

한나가 본격적으로 옹알이를 시작했어. 아침에 아빠가 아꿍 아꿍 거리니까 글쎄 한나가 따라하더라구. 엄마 말로는 새벽에도 그랬나봐. 퇴근 후에도 열심히 아꿍 아꿍 하니, 웃기도 하고, 따라 하기도 하고 그랬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게 참 신기해. 어제 사온 분유를 다시 먹여봤어. 젖꼭지에 따라 나오는 속도나 양이 달라서, 3번이나 바꿔가면서 겨우 110ml 정도를 먹일 수 있었어. 지금쯤은 150ml는 먹어야 하는데…다 먹고 난 후엔 별로 보채지 않고 잠들어서 현재까지 3시간을 자고 있어. 10분째, 20분째 잠깐 울면서 깨는 듯 했지만 무사히 다시 잠들었어.

68일째,

한나랑 엄마가 처음으로 아빠 일하는 곳을 방문했어. 아빠가 아침에 출근할 때 지갑이랑 휴대폰을 안 가지고 가서, 엄마가 Plunket 들렸다가 오는 길에 아빠한테 갖다 주려고 들린 거야. 근데 그동안 회사 동료들이 한나 데리고 오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나서 사무실로 데리고 갔어. 다들 귀엽다고 해줬어. 근데 동료 중 한명인 Sucy(2 아이 엄마)가 한나를 안고 싶다고 해서 넘겨주었는데, Sucy가 축축한 걸 느낀거야. 집으로 돌아가서 엄마가 기저귀를 가는데, 글쎄 어제 먹은 걸 한번에 배출해낸 것처럼 엄청난 양이었어. 오죽했으면 엄마가 사진을 찍어놨겠어. 이제 아꿍 하는 건 꽤 잘 따라하는 거 같아. 점점 다른 놀이들을 통해서 한나하고 더 친해져야 겠어. 그리고 한나 몸무게가 4.9KG였어. 수유 문제로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자라고 있는 거 같아.

69일째,

수면 교육을 시작하기로 한 날이었지만, 수유할 때마다 한나가 힘들어해서 낮동안은 그냥 재웠어. 아무래도 분유/모유냐의 문제도, 젖병이냐 가슴이냐의 문제도 아닌,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거 같아.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한나가 처음으로 새벽에 1번 깬 날이야. 밤 9시 정도에 잠 들어서 새벽 1시 30분 정도까지 자고, 2시 넘어서 잠들어서 6시 정도까지 잤거든. 밤에 목욕 후에 수유하고 오래간만에 엄마 아빠 침대가 아닌 한나의 Cot에서 재웠어. 그리고  수유도 조금 힘들어하긴 해도 양쪽 가슴 모두 먹어주고 있어서 더 안심이 돼. 아침에 자다가 한나 우는 소리에 깼는데, 수유 후에는 안아서 재우는 것이 아니라, 누워서 다독거리면서 재우기도 했어. 점점 좋아지는 거 같다.

70일째,

아침에 가까운 교회에 나갈 때만 해도 한나 컨디션이 괜찮았어. 예배중에도 얌전하고 그랬는데, 엄마 아빠가 얌차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러 간게 화근이었어. 워낙 인기있는 식당이기도 했는데, 그날 따라 사람이 조금 많아서 30분 가까이를 기다려야 했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나가 조금 지쳤을 거야. 엄마 아빠가 점심을 다 먹었을 때즈음에는, 한나가 수유해야 할 시간이었어. 그런데 오는 길에 엄마 수유 패드를 사야 해서 쇼핑몰에 잠깐 들려야 했어. 그때즈음해서 한나가 힘들어하기 시작했어. 하긴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배도 고프고 그랬을꺼야. 다음부터는 예배만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오기로 했어. 3시간 이상은 한나에겐 아직 무리인 거 같아. 집으로 와서는 그럭저럭 잘 자고 먹구 그랬어. 어제는 수유때마다 힘들어했는데, 오늘은 조금 징징거리긴 해도 양쪽 가슴을 다 잘 먹어주었어. 엄마가 제일 뿌듯해했어. 그래도 한나가 수유로 힘들어하는 기간 동안 모유량이 많이 줄었어. 그래서 한나가 조금은 쉽게 먹을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러니한 거지.

아빠가

Aug 042014
 

한나가 태어난 후 뉴질랜드에는 출생신고를 바로 했었는데, 한국에 출생신고하는 걸 미루다 보니 어느새 60여일이 지나버려서 부랴부랴 준비중이다. 글을 작성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해외에서 출생신고를 하게 되면 주민등록 뒷자리가 임시번호가 된다고 한다. 한국에 1개월 이상을 체류해야 뒷번호를 부여해준다니, 참 편하게들 행정처리한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러러면 아예 출생신고를 받지 말던가, 받는다면 동사무소에서 출생신고 하는 것과 동일하게 처리해주던가. 하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 방식이다. 그런데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들을 찾아봐도 도무지 찾을 수 없어서 결국 전화로 문의해서 알아내야 했다.

필요서류

  • 한국정부용 출생신고서 :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보내준 pdf
  • 뉴질랜드 정부가 발행한 출생신고서(영문 원본) – 뉴질랜드 정부가 발행한 출생신고서에 대한 번역본(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보내준 doc
  • 부모의 여권 사본(여권면과 사진면이 필요하다고 함, JP공증 필요없슴)

출생신고서 작성시 주의사항(호주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발췌함)

  • 주소란은 반드시 우편을 발송할 수 있도록 호주식 영문으로 우편번호를 포함하여 기재하셔야 합니다. 예) 111 Elizabeth St Sydney NSW 2000 Australia
  • 출생 장소란에는 병원의 이름과 병원소재지를 한국 주소 기재 방식으로 정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예) 호주국, 뉴사우스웨일즈주, 파라마타시, xx병원
  • 연락 가능한 호주내의 전화번호(핸드폰번호)를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 출생시각은 호주와 한국 출생시각을 둘 다 기재해야 합니다. 예) 호주 시각 : 15시 / 한국 시각 : 14시 (서머타임 적용 X)
  • 출생신고인은 부 또는 모가 되어야 합니다.

늦게 신고해서 벌금 내야할 거 같은데, 다시 전화해봐야겠다 ㅠ.ㅠ  

Aug 032014
 

한나에게

57일째,

낮동안 한나가 엄마를 조금 힘들게 했나봐. 아빠가 평상시보다 조금 늦게 퇴근했는데, 엄마가 너무 지쳐보였어. 아빠가 열심히 도와줘도 아무래도 부족한 거 같아. 밥 챙겨먹거나 씻을 시간도 거의 없이, 20시간 넘게 한나를 혼자 보살펴야 하는 엄마를, 나중에라도 꼭 잘 생각해줬으면 해.

58일째,

출근하기 전에 한나를 보는 게 너무 즐거워졌어. 스트레칭이랑 장 마사지를 해주면 한나가 방긋 웃어주거든. 그 웃음 하나에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느낌이야. 퇴근하고나서는 한나 목욕시킨 후 아빠가 재워봤어. 수유 후에 한나 체온이 올라간듯 해서 속싸개 하고 그 위에 속싸개 하나만 덮어주고 눕혀서 재웠어. 조금 칭얼댔지만, 이내 잠들었어. 손으로 가슴을 지긋이 눌러주고 있었는데, 역시나 발버둥을 치면서 거의 잠에서 깰뻔 했지. 그래서 이번에는 발을 같이 눌러주었더니, 의외로 잘 자는 거야. 한 시간 넘게 자는 걸 보고 엄마랑 교대했는데, 아무래도 이 방법이 한나에게 먹히는 거 같아. 물론 운이 좋은 건지, 효과가 있는 건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말이야.

59일째,

하루종일 한나가 힘들어했나봐. 잠도 잘 안 자고, 잤다가도 금방 깨서 울고, 모유도 잘 안 먹고…엄마는 Colic 때문인거 같은가봐. 자다가도 자지러지게 운다고 하니 맞는 거 같아. Colic에 좋다는 걸 먹여봐도 별 효과가 없으니 걱정이 된다. 아빠가 퇴근하고 나서 한나를 재우는 데 역시나 힘들어하면서 거의 1시간을 보챘지만, 그래도 잠든 다음에는 거의 3시간을 몰아 잤어. 부족한 잠은 알아서 챙기는 거 같아 참 다행이야.

60일째,

아빠가 한나에게 짜증을 냈어. 미안해. 가끔 잊어버리나봐. 한나가 이제 60일된 아기라는 걸 말이야.

61일째,

다시 분유를 먹여봤어. 보통보다 진하게 탄 분유를 거의 100ml를 먹었어. 아빠가 한나랑 같이 재우면서 옆에서 잤는데, 거의 5시간을 잤어. 중간 중간 울면서 깰려고 할 때마다 노래를 부르면서 다시 재우고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단한 발전이긴 해. 잠 깰 무렵에 방귀를 많이 뀌기는 하던데, 뀌면서도 울지는 않았어.

62일째,

밤 빼고는 그런대로 잠투정 별로 없이 편안히 잤어. 가끔 기분이 좋아보일때에 바운서에 앉히면, 매달려있는 인형들을 하나 하나 초점을 맞춰가며 보는 데, 참 신기해. 흔들리는 인형을 보다가 까르르 웃기도 하고 말이야. 엄마 아빠 힘들까봐 가끔 웃어주나 싶기도 해.

63일째,

한나가 처음으로 Forrest Hill 교회에 간 날이야. 아침에 급작스레 가기로 한 거라,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조금 늦게 도착했어. 예배중에 Peter 목사님이 엄마, 아빠랑 한나에게 축복 기도도 해주셨구. 많은 분들이 한나를 보고 귀엽다고 해주고, 엄마 아빠에게도 축하해줬어. 엄마 아빠만 달랑 있어서, 교회의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고 걱정해주셨었거든. 예배 후에는 준이네 가족하고 Amy 이모랑 같이 밥을 먹으로 갔어. 다행히 한나가 거의 안 보채서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지. 집으로 돌아와서도, 한나는 잠도 잘 자고, 수유도 꽤 잘하고 그랬어. 목욕 후에 한나를 재우면서, 한나가 드문 드문 짓는 그 미소를 보면서 아빠는 생각했어. “와줘서 고마워”. 40여년을 살면서, 삶에 대해 이렇게 진지했던 적은 없었던 거 같아. 한나를 맞이하면서 아빠는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이야. 무거운 부담감이 24시간 어깨를 짓누르지만, 아빠를 쉼없이 살아가게 하는 건, 곤히 잠을 자는 한나와 그 옆에 잠든 한나 엄마, 두 사람이야. 모든 걸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두 사람. “모두 고마워.”

아빠가

Jul 282014
 

한나에게

50일째,

한나가 무려 5시간 반이나 거의 연속으로 잤어. 그 이후에도 3시간,  2시간 반이나 자고 말야. Bassinet이 아니라 엄마 아빠 침대에서 자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단한 발전이야. 점점 한나가 주위 사물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가끔 웃어주기도 하고, 목욕을 좋아하고, 아빠 엄마가 해주는 장마사지에도 익숙해지고, 기저귀 갈 때도 잘 참아주고, 잠도 덜 보채면서 길게 자고 있어. 50일 이후에 일어나는 자그마한 기적이 아닐까?

51일째,

목욕시킬 때마다 느끼는 건데, 한나는 목욕을 진짜 즐기는 거 같아. 뜨끈한 물에 몸이 들어갔을때 그 흐뭇한 표정을 보면 드는 생각이야. 처음엔 울고 불고 난리법석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의젓하게 엄마가 얼굴을 씻기고 머리를 감겨도 잘 기다려주기도 해.

52일째,

낮동안은 여전히 엄마를 힘들게 하지만, 그래도 아빠가 재워주면 잘 자는 거 같아. 차이가 뭘까?

53일째,

아빠가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엄마가 카카오톡으로 동영상으로 보내왔어. 한나가 무당벌레 장난감하고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거야. 무당벌레를 툭툭 치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드라고. 엄마 말로는 5분 이상을 집중하고 장난쳤다고 해. 한나가 점점 사물들에게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 엄마 아빠랑 눈도 마주쳐 주고, 살살 웃어주기도 하고 말이야. 100분의 53만큼 “사람”이 된 걸까?

54일째,

확실히 한나의 소화기 계통이 많이 발달한 거 같아. 예전에는 기저귀를 갈 때마다 거의 대변하고 소변이 같이 있었는데, 요즘은 대변보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고, 대변을 볼 때는 그 양이 많아졌어. 그 덕분인지, 정확한 계측은 아니지만, 집에 있는 저울로 재봤는데, 대략 4.6KG 정도 될 거 같아. 지난번에 Plunket nurse가 왔을 때는 4.25KG 였으니까, 그 사이에 거의 0.5KG가 늘어난 거야. 수유량이 부족할까봐 걱정했는데, 체중 증가하는 걸 보니 한나는 잘 크고 있는 거 같아서 안심이야.

55일째,

다시 또 급성장기인가봐 잠투정이 많아진 거 같아. 저녁에 아빠가 한나 재우는 데 무려 한 시간 넘게 잠투정하더라구. 그래두 새벽 한 시쯤에 깨서 기저귀 가는데, 싱긋거리며 웃는 표정에 하루의 피로가 다 사라져버렸어. 그래두 요즘은 한나 웃는 표정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아.

56일째,

두번째 외출한 날이야. 10시 30분에 시작하는 St. Columba 교회 예배에 참석한 다음에는 Botany Town Centre에 있는 Ocean Fish market 바로 옆에 있는 Damaru라는 회전 스시집에 갔어. 걱정과는 달리 빙빙 도는 스시접시랑 천정에 켜진 많은 불빛들을 보며 잘 있어주었어. 덕분에 엄마 아빠는 맛있게 스시를 즐겼어. 그리고 한나랑 노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무당벌레랑, 멜로디에 따라 불빛이 바뀌는 거랑 딸랑이 인형을 재미있어 해서 다행이야. 엄마 아빠한테 싱긋거리며 많이 웃어주고도 있고.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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